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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낙원 뉴질랜드, 자국민이 떠나는 이유 5가지

by 신군01 2025. 3. 30.

 

한때 ‘지상 최후의 낙원’이라 불리던 뉴질랜드.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청정한 공기, 안정적인 사회 시스템 덕분에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살고 싶어 하는 나라 중 하나였습니다. 그러나 2025년 현재, 아이러니하게도 이 낙원에서 정작 뉴질랜드 자국민들이 대거 떠나고 있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현지 언론과 정부 통계, 이민자 인터뷰 등을 통해 뉴질랜드 국민들이 ‘더 이상 여기에 머무를 이유가 없다’고 느끼게 된 핵심 요인 5가지를 정리해보았습니다.

 

1. 생활비 급등과 저성장 경제의 압박

뉴질랜드는 전통적으로 물가가 높은 편이었지만, 2023년부터 본격화된 글로벌 인플레이션의 여파로 생활비가 급격히 상승했습니다. 2025년 기준, 오클랜드와 웰링턴 같은 주요 도시는 물론이고 중소 도시까지도 평균 식료품 가격이 전년 대비 10% 이상 인상되었으며, 외식비나 교통비 역시 가파르게 올랐습니다.

하지만 임금 상승률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직군에서 연간 임금 인상률은 3%를 넘기기 어려운 상황이며, 일부 공공부문이나 중소기업 근로자들은 오히려 실질소득이 줄었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녀가 있는 가정이나 노후 대비가 미흡한 중장년층의 경우, 현재의 생활유지조차 힘겹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2. 집은 있는데 살 수 없는 나라, 심각한 주택난

뉴질랜드의 주택 가격 문제는 단순한 ‘비쌈’의 문제가 아니라, **'정착 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오클랜드와 크라이스트처치 등 대도시의 평균 주택 가격은 이제 중산층의 2~3배 소득으로도 감당이 어렵고, 정부의 주택 공급 대책도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습니다.

월세 시장 또한 사정이 나쁘긴 마찬가지입니다. 대학교를 졸업한 청년들이 자립해 독립하려 해도, 월세가 급등한 탓에 부모 집에서 장기간 동거하는 경우가 늘고 있으며, 다인실 쉐어하우스를 전전하는 30대 직장인들도 흔해졌습니다. "이 나라에서는 평생 세입자로만 살아야 한다"는 불안감이 사회 전반에 퍼져 있으며, 실제로 많은 국민들이 내 집 마련이 가능한 외국으로의 이주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3. 청년들의 탈출 – 해외에서 기회를 찾는 젊은 세대

2025년 들어 뉴질랜드의 청년층은 점점 더 해외로 시선을 돌리고 있습니다. 특히 호주와 캐나다, 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뉴질랜드 시민권자 대상 취업비자나 영주권 혜택이 여전히 유효한 만큼, 더 넓은 기회를 찾아 나서는 흐름이 강해졌습니다.

국내에서는 높은 학비에도 불구하고, 졸업 후 양질의 일자리를 얻기 어렵다는 현실이 청년층의 좌절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고등교육을 마친 후에도 많은 이들이 단기 계약직, 서비스직에 머무르는 사례가 흔하며, 진로의 확장성이나 커리어 성장에 대한 기대감은 점점 낮아지고 있습니다.

"뉴질랜드에선 내가 원하는 삶을 설계하기 어렵다"는 인식은 점점 퍼지고 있으며, 해외에서 경력을 쌓거나 이민을 계획하는 이들이 빠르게 늘고 있는 상황입니다.

 

4. 의료 시스템의 과부하와 불신

뉴질랜드의 의료 시스템은 세계적으로 '무상 진료'와 '접근성'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그러나 코로나 팬데믹 이후 의료 인력 부족과 병원 시스템의 과부하가 지속되며, 이제는 주민들 사이에서도 실망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응급 수술이나 진단조차 몇 달을 기다려야 하고, 시골 지역에서는 전문의가 아예 없는 경우도 많습니다. 고령 인구 비율이 높아지면서 병상 수와 의료 예산의 부담도 커졌고, 일선 의료진의 이탈도 잦아 의료 서비스의 질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병원 예약을 반복해서 미루거나, 특정 치료를 위해 해외로 나가야 하는 사례까지 생기고 있습니다. 중장년층이나 자녀를 둔 가족들은 더욱 불안을 느끼며, 의료 시스템이 잘 갖춰진 나라로의 이주를 고민하게 되는 것입니다.

 

5. 섬나라의 고립감 – 외로움과 성장의 한계

지리적으로 고립된 위치에 있는 뉴질랜드는 세계 흐름과의 단절감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특히 글로벌 기업, 예술, 콘텐츠 산업, 기술 스타트업 분야에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 뉴질랜드는 ‘기회가 없는 나라’처럼 여겨지기도 합니다.

콘텐츠 유통이나 트렌드 확산 속도가 느리고, 글로벌 인프라가 부족하다 보니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분야에서 커리어를 쌓기 어렵다고 느끼는 이들이 많습니다. 또한, 다양한 문화와 인종이 공존하는 다국적 사회라는 이미지와 달리, 일부 지역에서는 문화적 다양성이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뉴질랜드에서 자라난 청년들조차 “넓은 세계를 경험하고 싶다”는 이유로 해외로 나가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마무리: 더 이상 천국만은 아닌 나라?

뉴질랜드는 여전히 자연 환경이나 사회 안정성 측면에서는 매우 매력적인 국가입니다. 하지만 2025년 현재, 많은 자국민들이 더 나은 경제적 기회, 의료 접근성, 커리어 성장 가능성, 문화 다양성 등을 찾아 조용히 떠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는 단순히 ‘삶의 질’이라는 외형적 수치가 아닌, 사람들이 실제로 체감하는 삶의 만족도와 미래 전망을 더 진지하게 살펴봐야 할 때입니다. 낙원이란, 그저 아름답기만 해서가 아니라 머물고 싶은 이유가 존재하는 곳이어야 하니까요.